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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물었다고 먼저 답을 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어. 본문

일상다반사

먼저 물었다고 먼저 답을 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어.

극해 2019. 3. 6. 13:15

나는 거의 매일 판타지 소설을 읽는다. 남들 웹툰보듯이 카카오페이지에 꽤 볼만한 판타지 소설이 많다. 하루 한편인데 보통 25편 기준 한권이니까 책으로 치자면 10~20페이지 분량정도 될거같다. 읽는데 5분밖에 안걸리고 아주 편하고 좋다. 뭐 여튼 그렇게 자주 읽는데 요즘 양판소는 대체로 게임 또는 현실 (헌터 각성 등등)이 주이고 양판소가 다 그렇지뭐 라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는다. 가끔 꽤 읽을만한 재밌고 참신한 소설을 찾는 느낌으로 읽다보면 정말 괜찮은 소설들이 걸려올라온다. 

처음 그 희열(?)을 느낀건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추공 작가의 소설이었다. 뭐 설정자체는 현실(헌터 각성)이라 양판소이지 않나? 할 수 있는데 읽다보면 뭐 클리셰같은거보다 재밌다. 잘읽어진다. 술술 읽다보면 자연스레 결제하고 또 술술 읽다보면 결말이다. 참 잘읽어지고 재밌는 소설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최근 보고 있는 소설들 중에 눈여겨 볼법한 것들은 닳고 닳은 뉴비 나 게임관리자 모드, 무언가가 침공했다 외 여러갠데 그중에 오늘 보다가 대사에서 전기맞은게 마왕을 그만둔 이유 라는 소설이다. 이 책... 주인공이 마왕인데 하기싫다고 때려치고 인간세상(아마도 중간계?)으로 숨어들어간 내용이다. 설정도 단순하고 주인공도 생각없고 막장인데 집사로 따라온(따라온이라고 적고 쫒아온 이라고 읽는다) 마공작과의 콩트가 아주 재밌다. 읽는것도 술술읽히고 가볍게 읽기 제일 좋은 소설이다. 물론 아직 초반이라 나중엔 어떨지 모르겠다.
다시 흐름을 다잡고 돌아가서 이 마왕을 그만둔 마왕(?)이 오늘 아주 재밌는 말을 했다.
"먼저 물었다고 먼저 답을 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어."
대사하나로 주인공의 성격을 알 수있겠지만 맞다. 마이웨이다. 그래서 뭔가 시원하다. 특히나 이 대사가 뇌히에 뽷 하고 박힌건 아마도 '먼저 가는데는 순서없다' 던 누군가(아마도 박명수?)의 띵언과 연결되어서 일 것이다. 최근 읽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라는 책에서도 노오력을 하고 노오오력을 해도 힘든 세상이라고 했다. 갑자기 뭔말이냐고? 일이란건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원인과 결과라는 게 삶에서 정확히 하나의 원인때문에 하나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드물다는 것이다.
먼저 태어나면 먼저 죽을 확률이야 높겠지만 결국 사람일 모르는거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보다 더 잘 살 확률이 높을지 모르겠지만(최근들어 이 상관관계는 아예 무너진게 아닌가 싶지만) 결국 또 사람 사는 일 아무도 모르는거다. 먼저 물어본들 먼저 답을 들을 확률만 높지 결국 또 모르는거다. 이렇게 복잡한 세상 좀 단순하게 살면 어떤가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보답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안받을수도 있잖아. 그러니 노력하고 싶은 일을 노력하자.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노력마저 하기 싫은데다 낭비하지말고. 쟈미를 찾고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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