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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기생 산홍

극해 2018. 11. 9. 16:52

어제 창작뮤지컬 '의기' 갈라콘서트를 보고왔다.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무료로 볼 수 있었고 본 공연은 내년에 있을 예정이고 본 공연에 앞서 13개 넘버를 미리 들어볼 수 있었다.

 

의기의 뜻은 의로운 기생이라는 뜻으로 진주하면 떠오르는 인물 논개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선비의 나라로 충절과 예의를 중시하였으며 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였다. 비록 기생이 당시 신분사회에서 천민에 속해 사회적으로 대접받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춤, 노래와 시 등에 능한 예인들이었기 때문에 지식인계층이기도 하였다. 그에 따라 일제강점기 때 많은 기생들이 논개처럼 올곧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그 중 하나가 진주 기생 산홍이다. 그리고 이 산홍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만든 뮤지컬이 '의기'이다.


사실 진주에 살면서 산홍이라는 기생에 대한 이야기는 제대로 아는 바가 없었다. 다만 어제 사회자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언뜻 한국사를 공부할 때 큰별쌤이 언급했던 인물 중 하나인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위키백과에 올라있는 촉석루 사진. 앞으로 의암바위가 보이는데 의암바위에 산홍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북평양 남진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주 기생은 조선시대에 유명했으며 그 증거로 조선의 3대 누각 중 부벽루가 평양에 촉석루가 진주에 있다.(남은 하나는 밀양의 영남루)

진주 기생 산홍은 일제강점기 때 을사오적 중 하나인 이지용이 천금을 들고와 첩이 되기를 요청했을 때 어찌 역적의 첩이 되겠습니까? 라고 하며 거절했다고 한다.

 

『매천야록』 광무 10년(1906)조에 “진주기생 산홍(山紅)은 얼굴이 아름답고 서예도 잘하였다. 이때 을사오적의 하나로 지목되는 매국노 이지용(李址鎔)[1870~1928]이 천금을 가지고 와서 첩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하자. 산홍은 사양하기를, ‘세상 사람들이 대감을 5적의 우두머리라고 하는데 첩이 비록 천한 기생이긴 하지만 사람 구실하고 있는데, 어찌 역적의 첩이 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이지용이 크게 노하여 산홍을 때렸다.”라는 기록이 있다. 글도 잘 쓰고 얼굴도 예쁜 진주기생 산홍 이지용의 첩이 되길 거부한 것은 당시로서는 큰 사건이었다.

이지용이 누구인가. 1905년 내무대신으로 을사조약에 적극 찬성하여 조약에 서명한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이다. 1907년에는 중추원 고문에 임명되었으니, 그 권세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대단하였다. 1906년 을사오적 이지용이 진주를 방문했다. 그가 진주를 방문한 흔적은 촉석루 벼랑에 그의 이름을 새겨 놓은 데서 알 수가 있다. 이때 이지용은 진주기생 산홍에게 마음을 빼앗겨 천금을 주고 첩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자 산홍이 역적의 첩이 될 수 없다고 거절하였는데, 이 일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절개를 칭찬해 마지않았으며, 『매천야록』에 그때의 일을 기록해 두고 있는 것이다.

양회갑(梁會甲)[1884~1961]은 「기녀 산홍이 매국노의 죄를 나무라며 잠자리를 거절하고 스스로 죽다(妓山紅 數罪賣國 賊不許寢 自死)」라는 시를 지어 산홍의 절개를 칭찬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이지용이 천금을 가지고 와서 첩이 되어 달라고 했는데, 기녀의 신분으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기에 충분했다. 이 일을 들은 어떤 사람이 이지용에게 시를 지어 주면서 희롱까지 하였다. 매국노에게 당당히 맞선 산홍은 당시 진주기생의 기개를 만천하에 과시한 셈이 되었다. 산홍은 선배 기녀인 의기 논개의 사당인 의기사(義妓祠)를 참배하고 시 한 수를 남겼다.

역사에 길이 남을 진주의 의로움

두 사당에 또 높은 다락 있네

일 없는 세상에 태어난 것이 부끄러워

피리와 북소리 따라 아무렇게 놀고 있네

논개는 왜장을 안고 몸을 날려 천추에 꽃다운 이름을 남겼건만, 자신은 일없는 세상에 태어나 피리와 북소리 따라 아무렇게나 놀고 있음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출처: http://jinju.grandculture.net/Contents?local=jinju&dataType=01&contents_id=GC00403220

 

이렇듯 직접적인 인물과 관련된 창작뮤지컬 의기. 내년에 3.1절 100주년을 기념하여 본 공연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갈라콘서트를 보니 무대 뒤쪽으로 연주자들이 직접 연주를 하면서 진행되던데 내년이 기대되는 뮤지컬이다.

 

 

ps. 진주 기생 산홍에 대해 찾아보고 싶었는데 적다보니 뮤지컬 홍보... 흠.... 여튼 진주에는 논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적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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