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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계절처럼
PBR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ROE로 보는 한국 증시의 구조 본문
지난 글에서 PER을 통해 한국 증시의 저평가 논란 (현재는 해소 중이지만) 에 대해 적어 보았다. PER이라는 것이 단순한 숫자로 보이지만 기업 가치 평가의 출발점이며 시장의 기대와 구조적 환경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과 PER이 낮다는 것이 반드시 저평가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PER만으로 직접적인 답을 얻을 순 없지만 그 숫자가 만들어진 배경을 이해하는 과정이 투자 판단의 질을 높여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는 자산 기준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또다른 지표, PBR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6347이라는 역사적 고점을 찍었고,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라는 악재에도 여전히 5000이상의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수만 보면 한국 증시는 상당히 뜨거운 시장처럼 보인다. 그런데 동시에 코스피 상장 기업의 상당수가 PBR 1 미만이라는 이야기도 계속 나온다.
실제로 최근 뉴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를 볼 수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우선주를 제외한 PBR 1 미만 종목은 811개 중 556개로 68.6%를 차지했다. 여전히 코스피 종목 10개 중 7개가 청산가치(순자산)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 구간에 머무는 셈이다. (https://www.etoday.co.kr/news/view/2544187)", "코스피가 6000을 넘어서며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의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전체 상장사 열개 중 일곱개는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보다 작아, 기업의 장부상 순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46952.html)"
지수는 높은 수준인데 많은 기업의 자산 대비 주가는 여전히 낮은 모습이다. 이 모순처럼 보이는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PBR은 Price Book-value Ratio의 약자로, 우리말로 주가순자산비율이라고 한다.

주당순자산(BPS)은 기업의 순자산(자본총계)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즉 기업이 보유한 장부상 순자산을 주식 한 주당 가치로 환산한 수치이다.
PBR이 1이라는 것은 장부 가치와 시장 가격이 같다는 의미다. 그래서 흔히 PBR 1미만이면 "청산가치보다 싸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업의 장부상 자산이 그대로 현금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자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지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산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자산의 수익 창출 능력이다.
최근 코스피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많은 기업이 낮은 PBR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코스피 지수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와 같은 대형주의 움직임이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일부 대형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 상승하면 지수는 빠르게 올라간다. 반면 중소형주 다수가 낮은 PBR에 머물러 있어도 지수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둘째, PBR은 단순히 자산 규모가 아닌 개별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반영하는 지표이다. 이 때 함께 봐야할 지표가 ROE이다.
ROE(Return on Equity)는 자기자본이익률을 의미한다.

이 지표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1조원인 기업이 연간 500억원의 순이익을 낸다면 ROE는 5%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자산의 규모 자체가 아니라 그 자산이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내는지이다. 그래서 PBR과 ROE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ROE가 높은 기업은 자본 효율성이 좋기 때문에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PBR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반대로 ROE가 낮으면 자본이 많더라도 시장은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 결과 PBR은 1 미만에서 거래될 수 있다. 즉 PBR이 낮은 이유는 단순히 저평가라기보다 자본 효율성이 낮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한국 시장이 오랫동안 낮은 PBR을 보인 이유로 몇 가지 언급되는 특징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 낮은 배당 성향
-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
- 사내유보금 중심 경영
-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
가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기업의 자본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ROE가 낮아지고 PBR 역시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있다.
"PBR이 낮은 주식은 좋은 투자처인가?"
답은 단순하지 않다. PB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이 앞으로 ROE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이다.
ROE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면 낮은 PBR은 재평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ROE가 계속 낮다면 PBR은 오랫동안 낮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PBR은 단독으로 보기보다 ROE와 함께 해석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PER이 이익 대비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PBR은 자본 대비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리고 그 자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ROE이다. 코스피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도 많은 기업이 PBR 1 미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한국 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준다. 저평가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본 효율성이 낮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인 한국 기업들은 앞으로 ROE를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라고 할 수 있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한국 증시에 PBR과 밸류에이션을 결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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