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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 술이 있었다. 본문

일상다반사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 술이 있었다.

극해 2023. 11. 1. 08:47

아무튼 술을 읽다가 수능 백일주 얘기가 나와서 적어보는데, 나도 수능 백일주 문화가 있었다. 친구 3명과 함께 총 4명이 함께 술을 마시기로 약속은 잡았는데, 단속을 피해 술집을 들어갈 용기가 없던 우리는  당시 주점을 운영하시던 어머니께 코로나 맥주 10여병을 받아 우리집에 둘러앉아 술을 마셨는데 새벽에 들어온 어머니가 마주한 광경은 난장판이 된 집과 토사물로 범벅이 된 화장실, 여기저기 쓰러져 잠든 우리, 그리고 비어있는 2-3명의 맥주병과 검은 봉투째 냉장고에 넣어둔 남은 맥주들이었다.

그렇다. 나는 시작부터 술이 잘맞는 몸은 아니었다(얼굴만 보면 말술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술을 그렇게 시작하고 지금은 술을 정말 좋아하지만 여전히 한잔(다행히도 주종은 가리지 않는다.)이면 다음을 기약해야하는 주량을 가지고 있다.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할 때 해가 지면 나는 진로와 술을 동일선에 놓고 고민해야 했다. 그렇게 술을 향한 내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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